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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우유·달걀·버터 없이 만든 빵? 그래서 더 인기라는 이 빵의 정체


2021. 07. 07. 10:28 수정

쌀로 만든 대체빵 브랜드 ‘망넛이네’
다이어터, 채식주의자, 밀가루 못 먹어도 OK
빵은 빵인데 밀가루, 우유, 달걀, 버터는 하나도 넣지 않는다. 빵이라면 으레 들어가야 할 재료 대신 쌀과 찹쌀, 코코넛오일 등으로 만든 이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운데다 고소하고 담백하다. 스타트업 수버킷이 만든 브랜드 ‘망넛이네’ 빵 얘기다. 망넛이네 빵은 오히려 밀가루, 우유, 달걀, 버터를 쓰지 않아 더 인기다. 밀가루나 유제품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을 가진 사람부터 동물성 재료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Vegan), 식단 관리하는 다이어터가 먼저 찾는다. 망넛이네 인기는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8만3000명, 망넛이네를 검색하면 나오는 후기는 6만 개가 넘는다. 백화점 팝업 스토어는 열었다 하면 품절대란이다. 망넛이네 대표 제품 찹싸루니 누적 판매량은 200만 개 이상이다. 수버킷 조종우(34) 대표에게 이 빵의 정체에 대해 물었다.
 
수버킷 조종우 대표. /수버킷 제공
◇세상에 없던 빵을 만들다
조종우 대표가 수버킷을 창업한 건 28살이던 2015년이다. 처음부터 빵을 만들 계획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견과류와 시리얼을 소포장해 온라인으로 팔았다. 여러 종의 견과류에 건망고를 넣은 망고넛츠가 인기였다. 이후엔 다이어트박스를 팔았다. 다이어트박스는 다이어터용 식단 모둠으로 일주일치 과일과 고구마, 서울 유명 빵집 빵을 넣었다. 사업 초기 일과 부업으로 밥 먹을 틈이 없었다. 간단히 빵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조 대표는 체질적으로 밀가루와 유제품을 잘 소화하지 못한다. 2017년 자신처럼 빵을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빵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망넛이네는 이렇게 탄생했다. 망넛이네라는 브랜드명은 수버킷의 인기 제품이었던 망고넛츠의 줄임말. 당시 망고넛츠를 주력으로 판매하던 때라 SNS상에서 망넛님으로 불리던 조 대표의 애칭이기도 하다.
-창업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창업을 한 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 곰팡이가 가득한 작은 단칸방에서 다섯 가족이 살 정도로 가난했어요. 초등학생 때는 혼자 반에서 0점을 받을 정도로 공부도 못하고 뚱뚱한 외모로 친구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할 때 행복을 느꼈어요. 그래서 10대에는 학교에서 오락 반장을 도맡아 했고 20대에는 대학에서 축제 동아리와 외국인 교류 모임을 만들어 활동했습니다. 어느 날 영국 버진 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의 자서전을 읽으며 깨달았죠.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사업이라는 것을요. 사업을 위한 아이템을 고민하다 자본금도 거의 필요하지 않고 제가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어요. 그게 시리얼과 견과류를 소포장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거였어요. 그렇게 2015년 수버킷을 창업했습니다.
-2017년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제빵을 배우거나 관련 일을 했었나요?
“아뇨. 저는 제빵을 배우거나 관련 업무를 해본 경험이 전혀 없습니다. 대학에서 식품산업관리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학교 생활보다 대외 활동을 열심히 하느라 결국 졸업을 못했어요. 회사를 다닌 적도 없어요. 수버킷을 함께 창업한 멤버들도 한명은 의대 대학원생, 한명은 영어 통번역학과 출신으로 제빵 경험이나 지식이라고는 없는 생초보였어요. 오히려 그게 신의 한수였습니다. 빵의 기본, 공식에서 벗어나 우리만의 방식으로 빵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요. 밀가루와 우유, 달걀, 버터를 쓰지 않고도 맛있는 빵을 만드는 법을 연구했어요. 빵을 먹고 싶어도 저처럼 밀가루나 유제품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동물성 재료는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 식단 관리하는 다이어터까지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대체빵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글루텐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든다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쫄깃한 식감을 살리면서도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식품 논문을 살펴보거나 재료를 바꿔가며 수없이 빵을 만들었습니다. 수차례 레시피를 수정해가며 제품을 개발했어요.”
 
망넛이네 대표 제품인 찹싸루니. /수버킷 제공
-처음 만든 빵은 어떤 제품이었나요?
“2017년 5월 쌀과 찹쌀 가루로 만든 브라우니라는 뜻의 ‘찹싸루니’를 출시했습니다. 빵이지만 떡처럼 쫄깃하면서 촉촉한 식감을 살린 제품이에요. 빵 가운데 부드러운 스프레드를 넣었고요. 망넛이네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중 하나입니다. 처음 출시한 카카오 맛을 시작으로 인진쑥, 흑임자 등 새로운 맛을 추가하다보니 지금은 11종까지 늘었습니다. 민트초코 맛도 곧 출시할 예정이에요.”
-고객들 반응은 어땠나요?
“당시만 해도 밀가루나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 빵이 흔하지 않을 때였어요. 찹싸루니를 출시하자마자 반응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SNS에서 금방 입소문이 났어요. 빵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사람들이 열광했죠. 내돈내산 후기로 망넛이네 홍보를 자처하거나 제품 출시를 반기는 고객들이 많았습니다. 더 다양한 맛과 종류의 빵을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쏟아졌고요. 찹싸루니를 사각형태로 만든 큐브루니, 쌀로 만든 미소링 등 이후 출시한 제품들도 잘 팔렸어요. 20대 여성이 압도적이었던 고객층도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하는 30~40대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18년 5.7억원이었던 연매출은 지난해 43억원으로 7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팀원도 3명에서 40명까지 늘었고요.”
-밀가루·우유·달걀·버터 없이 맛있는 빵을 만드는 비결은요?
“대체 원재료를 사용하고 빵의 식감과 맛을 살리기 위해 쌀을 밀과 비슷한 구조로 분쇄하는 가공 기술과 효소 처리 기술을 개발했어요. 무엇보다 빵을 먹어본 고객들 후기를 참고해 레시피를 끊임없이 개선하고 있어요. 고객의 입맛은 냉정하거든요. 최근엔 빵이 너무 달다는 의견이 있어서 당도를 조절하고 쫀득한 식감을 더 살리려고 쌀과 찹쌀 가루 비율을 바꿨어요. 고객의 목소리야 말로 망넛이네 빵맛의 최고 비결입니다.”
 
망넛이네 찹싸루니 생산 과정. /수버킷 제공
◇고객을 위한 고객에 의한
망넛이네는 고객의 의견에 따라 레시피뿐 아니라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요청으로 택배 박스와 지퍼백, 테이프, 아이스팩을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바꿨다. 광고용 종이 브로셔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대신하기로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8만3000명. 망넛이네를 검색하면 나오는 후기는 6만 개가 넘는다. 망넛이네 홈페이지에도 5만 개 이상의 후기가 있다. 조 대표는 이 많은 후기와 댓글을 일일이 읽는 것뿐 아니라 고객 인터뷰와 설문조사도 한다.
-후기며, 댓글이며 고객들 의견을 확인하고 반영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제가 회사를 창업한 건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예요. 고객들의 요청, 의견을 듣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게 저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에요. 한번은 재주문한 고객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바로 그 다음주에 회원 등급 제도를 만들었어요. 망넛이네의 빵맛도 고객 의견에 따라 레시피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제품명을 정할 때도 고객 의견을 들어요. 미소링이란 제품명은 고객이 낸 의견 중에 투표로 정한 거예요. 고객 의견을 제대로 듣기 위해서 직접 고객을 인터뷰하거나 설문조사를 하기도 합니다. 망넛이네 홈페이지에 고객탐구생활이란 코너도 따로 있습니다. VIP 고객에게 따로 링크를 보내 의견을 듣기도 하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고객 의견을 종합해 데이터화하고 그걸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건 망넛이네의 정체성과 연결되는 중요한 일입니다.”
 
고객들의 요청으로 변경한 망넛이네 친환경 패키지./수버킷 제공
-신제품 출시에도 고객 의견이 영향을 미치나요?
“물론이죠. 지난 봄에 한 고객이 ‘이런 날씨에는 상큼한 레몬이나 과일류 빵이 땡긴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바로 레몬빵을 개발해 판매한 적이 있어요. 신제품을 만들 때 고객들의 의견이 많이 듣습니다. 고객 반응에 따라 제품이 살아남기도 사라지기도 하고요. 지금까지 75종 정도의 제품을 출시했는데 25종만 남았어요. 25종의 제품은 고객의 검증을 거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 이건 꼭 지킨다 하는 망넛이네의 원칙이 있을까요?
“고객 중심적 사고로 일하는 것입니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공급자 중심 사고로 일하는 것과 고객 중심 사고로 일하는 건 정말 큰 차이가 있어요. 예를 들어 주문 제품 중 하나가 누락된 채로 배송을 받은 고객이 있어요. 공급자 중심인 회사는 다시 배송을 보내는 대신 환불 처리만 할 거예요. 배송비도 들고 배송 업무도 늘어나는 거니까요. 하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제품도 다시 보내고 서비스도 챙겨드려요. 고객은 당연히 받아야 할 제품을 받는 거고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불편에 대한 보상을 해드리는 거죠. 만약 배송 대신 적립금을 받겠다고 하는 경우엔 할인 쿠폰을 같이 드립니다. 현재 자체 생산설비를 갖추고 100% 직접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40명의 직원 중 25명이 생산을 담당하고 있어요. 하루 출고하는 택배박스만 1000개 정도예요.”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즐거움
-매일 위기라고 했는데 이유는?
“매출이 늘었다고 웃을 수만은 없어요. 망넛이네는 고가의 프리미엄 재료를 고집하다보니 원가율이 높아요. 항상 사업 자금 압박을 느낍니다. 저희가 즐거움을 드리고픈 고객이 백명, 천명, 만명, 십만명으로 늘어날 때마다 제가 알아야 할 경영 지식도 많아집니다. 조직이 커지면서 운영 방식도 달라지고요. 내부 팀원들의 말을 더 귀기울여 듣고 회사를 운영해야 합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외부의 훌륭한 경영 스승님들께 자문을 받고 있고요. 수험생 같은 마음으로 사업을 배워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찹싸루니 제품 사진. /수버킷 제공
-망넛이네를 운영하면서 기쁘거나 뿌듯할 땐 언제인가요?
“고객들이 저희 제품을 좋아해주실 때죠. 망넛이네 빵은 밀가루 섭취에 불편을 느끼거나 유제품, 달걀 등 동물성 원재료에 알러지가 있는 분들이 많이 찾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일반빵보다 칼로리가 낮고 밀가루나 버터가 들어가 있지 않은 빵을 찾는 분들도 많이 좋아하시고요. 이렇게 저희 제품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을 볼 때 저는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좋은 재료로 공들여 만든 프리미엄 식품을 한자리에 모은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소규모의 식품 회사 중에 좋은 재료와 우수한 가공법으로 프리미엄 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많이 있어요. 그런데 원가가 높고 마케팅 파워가 약해서 사업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거든요. 이런 식품 회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안정적으로 프리미엄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랑과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는 게 꿈입니다.”
글 jobsN 강정미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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